겸재정선미술관-땅굴전시관-궁산 둘레길
1. 산행일 : 2024.11.01(금요일)
2. 높이 : 궁산(74.8m)
3. 위치 : 서울 강서구 양천동47길 36 마곡동 14-7(지번)
4. 등산코스/소요시간 : 겸재정선미술관-땅굴전시관-양천향교-궁산-서울식물원
5. 특징/볼거리 :
겸재정선미술관
겸재정선미술관을 찾기 전에 아이와 함께 해야 할 일이 있다. 천 원짜리 지폐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다. 천 원짜리 지폐에 등장하는 인물은 조선 중기의 학자 '퇴계 이황'이다. 그런데 지폐를 뒤집으면 산수가 어울린 옛 그림 한 장이 나온다. 바로 겸재 정선이 그린 〈계상정거도〉다. 퇴계 이황과 관련한 그림은 그의 유적만큼이나 많다. 그럼에도 정선의 그림이 천 원짜리 지폐에 있는 것은 그가 우리나라 고미술을 대표할 만한 화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정선은 조선 후기 사람이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를 보통 '삼원삼재'라고 부른다. 호가 '원'으로 끝나는 세 명과 호가 '재'로 끝나는 세 명을 일컫는다. 삼원에 속하는 사람은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이고, 삼재에 속하는 사람은 '겸재 정선, 현재 심사정, 공재 윤두서'이다. 화가마다 다른 개성을 갖고 있어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초등학교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화가는 단연, 정선과 김홍도다. 정선은 기존에 익숙한 중국풍 그림에서 벗어나 우리 식의 산수화를 그렸다.
땅굴전시관
궁산 땅굴 역사전시관은 겸재정선미술관 후문 쪽에 위치해 있는 전시관이다. 궁산 땅굴은 1940년대 초중반 일제강점기 시절 군용 물자들을 원활하게 움직이기 위해 보관하던 창고로 이용되던 땅굴이다. 땅굴의 규모는 높이 2.7m, 폭 2.2m, 연장 길이 68m로 추정된다. 무기나 탄약 등 군수물자를 저장하거나 김포 비행장을 감시하고 공습 때에는 부대 본부로 사용하기 위한 곳이었다고 전해진다. 이곳을 건설하기 위해 인근 지역 주민을 보국대로 강제 동원하였다. 일본의 패전으로 해방을 맞이하면서 굴착 공사 또한 중지됐지만 이후 이곳은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돼 왔다. 2008년 지하 땅굴이 지역 주민들의 제보로 발견되었고 땅굴 내부까지 전시관을 조성하려 하였지만 공사 도중 동굴 내부 일부 구간에 대형 낙석이 발생하여 공사를 중단하고 2018년 유리벽을 설치하여 출입구에서 땅굴 내부를 볼 수 있는 전시관을 조성하였다.





궁산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산으로서, 관산,파산,성산,진산이라고도 하였다
강서구 가양동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에 내려 궁산 근린공원 방향으로 10분 정도 걸으니 단청(목조건물에 여러 가지 빛깔로 무늬를 그린 것)을 입힌 여러 채의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울에서 단 하나뿐인 향교, 양천향교다. 태종 12년인 1411년에 창건돼 지방 향리들의 자제를 교육하고, 유교의 창시자인 공자를 비롯한 성현들의 제사를 모시는 문묘행사를 담당했다. 수세기 동안 황폐화됐던 양천향교는 1981년 전면 복원됐고, 1990년에는 전통적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시 문화재기념물 제8호로 지정됐다.
양천향교의 명륜당과 대성전은 구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명륜당에서는 지역주민과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문과 서예, 사군자 등을 가르친다. 한문교실을 거쳐간 학생 수만 2000여명에 달한다. 봄가을에는 대성전에서 공자의 위패를 모시고 덕을 기리는 행사로 석전제를 개최해 전통문화 계승에 전력을 쏟고 있다. 석전제는 1986년 중요무형문화제 제85호로 지정됐다.
양천향교를 나와 뒷산인 궁산으로 향했다. 조금은 가파른 언덕배기라 숨이 차오른다. 10분 정도 올라가니 고풍스러운 정자 소악루가 자리하고 있다. 소악루에 올라 내려다보는 한강의 풍광이 시원하다. 바람과 함께 그간의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듯하다. 소악루는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이 양천 현령으로 부임해 그림을 그렸던 장소로 소악후월, 안현석봉 등의 작품이 유명하다. 아쉽게도 겸재 정선의 손길이 닿아 있는 조선 시대 원 건물은 오래전 화재로 소실된 상태다. 1994년 복원된 현재의 소악루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복원된 위치는 한강의 조망을 고려하다보니 강서구 가양동 일명 세숫대바위 근처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시대 소악루와 조금 달라졌다. 그럼에도 소악루에 올라 오늘의 강서구 일대와 200년 전을 비교해 보며 겸재 정선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는 건 놓칠 수 없는 재미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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