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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산/계양산-월미산

겨울 계양산 크리스마스 이브(2022-12-24)

겨울 계양산 크리스마스 이브(2022-12-24)

1. 산행일 : 2022.12.24(토요일)

2. 높이 : 계양산(395m)

3. 위치 : 인천광역시 계양구 계산동

4. 등산코스/소요시간 : 계양역→계양산성→하느재고개→계양산정상→하느재고개→계양산성→계양역 

5. 특징/볼거리 :

크리스마스 하루 전날인 24일 '소백아(소백의 아침을 여는 사람들)' 송년산행에 동참했다. 일정이 있던 터라 불참을 고민했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끌렸다. 다행이 계획된 일정도 연기되어 포근한 눈꽃 산행을 경험했다. 조선 중종 때의 천문지리학자 남사고 선생은 소백산을 극찬했다. "허리 위로는 돌이 없고, 멀리서 보면 웅대하면서도 살기가 없으며, 떠가는 구름과 같고 흐르는 물과 같아서 아무런 걸림이 없는 자유로운 형상이라서 많은 사람을 살릴 산이다"라고 했다.

크리스마스 이브, 트리가 온천지에 가득하다. 인생샷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연신 멈춰 스마트폰을 만진다. 한줄로 걸어야하는 좁은 길이지만 누구하나 불평하지 않는다. 차분하게 뒤에서 기다리고, 사진까지 서로 찍어준다. 그 틈에 산타할아버지 모자를 쓴 등산객들이 "메리크리스마스"를 외치며 내려온다.

루돌프 대신 아이젠을 한 산타할아버지 등장에 모든 사람들이 환호한다. 기발한 생각에 감탄하고 있을 즈음, 머리부터 발끝까지 산타 복장을 한 젊은 여성이 나타난다. 앞서 간 이들과의 관계가 궁금해서 물어보니 일행이 아니라고 한다. 이제는 산행도 건강에 즐거움까지 보태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도가 높아졌음에도 춥지 않다. 눈부신 태양은 나무에 쌓인 눈덩이를 사르르 녹여준다. 목덜미에 떨어진 눈덩이는 정신을 번쩍들게 한다. 우연히 올려다본 하늘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파란하늘과 하얀 눈이 찰떡궁합이다. 파랗고 하얀 풍경에 거친 숨소리가 행복한 웃음으로 바뀐다.

주목군락지가 다가오면서 설경은 더없이 아름다움을 뽐낸다. 햇볕에 반짝이는 상고대에 마음을 홀리고 눈 쌓인 주목의 위엄에 경건한 마음을 갖는다. 여기저기에서 함성이 들린다.

신선이 된듯한 발걸음으로 주목 군락지를 벗어나 천동삼거리에 서니 건너편 연화봉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웅장한 산세가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보통 겨울이면 이곳에서 준비한 옷부터 방한용품은 모두 장착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은 맨손도 시리지 않다.

데크 난간위에 누군가 눈으로 만들어 놓은 오리가 앙증맞다. 처음 보는 눈오리가 신기하다. 죽령에서 출발한 일행이 도착했다. 자주 만나지만 산에서 보면 더 반갑다. 포옹으로 인사하고 함께 비로봉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