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기도의 산/수리-원미-남한

남한산성 단풍(2017-11-12)

남한산성 단풍(2017-11-12)

 

단풍은 아름답다. 울긋불긋한 채색이 화려하게 느껴지는데, 사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단풍은 생의 마지막 몸부림이다. 나뭇잎이 할 일을 다 하고 낙엽이 되기 전, 아름다운 이별로 기억되기 위해 한껏 치장했다고나 할까. 어찌 생각하면 슬픈 대목인데, 많은 사람이 가을을 기다리는 건 그 ‘아름다운 이별’을 맞기 위해서인지도 모를 일이다. 11월. 그 아름다운 이별과도 이별할 날이 머잖았다. 가을과 겨울 사이에서 단풍 명소를 추천한다.

남한산성도 서울 인근의 단풍 명소다. 옛 성곽을 끼고 조성된 등산로 옆으로 단풍이 아름답게 피었다. 남한산성은 총 다섯 개의 코스로 조성됐는데, 그중에서 산성 종로로터리에서 시작해 북문(0.4km)과 서문(1.1km), 수어장대(0.6km)를 거쳐 영춘정(0.3km), 남문(0.7km)으로 이어지는 1시간 20분(거리 3.8Km) 코스다. 비교적 평탄해 험한 산길을 꺼리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단풍을 즐길 수 있다.

아름다운 이별을 선사하는 단풍의 가르침. 우리말 연구가 조현용 박사는 책 『우리말 깨달음 사전』에서 “가을 단풍나무 숲 사이로 난 돌길을 걷다 보면 ‘단풍처럼 사세요’라는 말이 들리는 듯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이를 먹을수록 아름다워지는 단풍을 닮고 싶습니다. 떨어져 내리는 단풍, 낙엽은 소유와 집착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이 가을 진정 단풍처럼 맑은 빛으로 살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