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의 산/북한-수락-불암

북한산/산성주능선(2013-12-21)

북한산/산성주능선(2013-12-21) 

거의 한달만에 찾는 북한산은 어느새 봄기운이 완연하다. 음지에 얼어붙은 얼음은 여전히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하여도 햇볕을 제대로 맞이하는 등산로는 첫봄의 상징처럼 진흙으로 미끄럽다. 겨울의 긴터널을 벗어나며 마음은 곧 피어날 산수유를 기다리는 남도 땅으로 향한다.

 

오늘 산행은 산악회원들과의 정겨운 모임과 더불어 산성주능선의 봉우리들을 재차 확인하기 위함이다. 산성주능선상에는 봉우리들이 많다. 북한지(北漢誌)에 전해지는 이름만도 용암봉, 일출봉, 월출봉, 기룡봉, 반룡봉, 시단봉, 덕장봉, 복덕봉, 석가봉, 성덕봉, 화룡봉, 잠룡봉 등 만경대에서 보현봉 사이의 주능선 및 주능선 주위에는 모두 12개의 기록이 나타난다. 그런데 확실히 구분되는 봉우리는 용암봉, 일출봉, 시단봉 등 몇 개에 불과하다.

그 많은 이름들은 어느 봉우리를 지칭하는 것일까. 몇 줄에 불과한 빈약한 자료에 북한산 산행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윤곽은 잡았지만 자신이 없는 부분이 많다. 봉우리는 능선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능선 밖에서 보아야 알 수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일단 안에서 보는 봉우리들을 다시 한번 확인코자 한다.

 

효자비를 들머리로 하여 북문으로 향한다. 부드러운 오솔길을 지나 첫 너럭바위에 오르면서 북한산의 능선이 비로소 가깝게 다가온다. 너럭바위로 오르는 바윗길은 구석구석에 스며든 얼음의 잔재로 아직도 미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