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족두리봉-향로봉-비봉(2016-01-23)
비봉 언저리에 오면 북한산의 주봉이라고 할 수 있는 백운대와 만경대의 멋진 위용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앞에 보이는 암봉이 노적봉입니다.
수도 서울 한 복판에 이런 아름답고 장엄한 산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비봉 역시 위험 때문에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순수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겠다고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릿지에 자신이 없는 청호님을 기다리게 하고 릿지 등반을 해서 비봉 정상에 올랐습니다
진흥왕 순수비입니다.
물론 진품이 아닙니다.
진품은 박물관으로 옮겨 두고 똑같은 모양의 모형을 만들어 세워두었답니다.
이 순수비는 오랜 새월 사람들에게 잊혀져 있다가,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에서 돌아온 후에 이곳까지 노구를 이끌고 직접 올라와
비문의 일부를 해석하여 이것이 진흥왕 순수비임을 밝혀 냈다고 합니다.
그 늙은 몸으로 이 어려운 곳까지 어찌 올라왔을까요?
그의 그 학문적 열정을 대하면서 이 후학은 그져 부끄러울 뿐입니다.
걸어 온 길을 되돌아 봅니다.
오늘 제법 많이 걸었습니다.
불광동에서 시작해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사모바위, 문수봉, 나한봉, 용혈봉, 용출봉, 의상봉...
지나온 길이 아스라이 보입니다.
의상능선을 완전히 빠져 나왔습니다.
청호님 다리가 몹시 아픈가봅니다.
하긴 한 달만에 하는 등산인데... 일곱시간 동안 빡시게 걸었지요.
그래도 다음에는 원효능선으로 올라서 백운대를 밟고 도선사로 하산하자니 코올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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