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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산/설악-점봉-마산

설악산 천불동계곡 가을단풍 (2017-09-30)

설악산 천볼동계곡 가을단풍

설악산으로 단풍산행을 떠났다. 설악산 단풍의 절정기는 10월 중순이지만 9월 하순부터 단풍을 즐길
수 있다. 9월 하순에는 서북능선, 대청, 중청주변, 공룡능선 등에 단풍이 들지만 봉정암 주변과 천불동
계곡에도 단풍이 든다.


한계령에서 서북능선에 올라서는  한계령 삼거리까지는 2시간 거리,  초입부터 1시간 가량은 가파르게
올라야 한다. 일렬로 늘어선 행렬은 밀려서 올라가는 듯하다. 쉬는 사람도 없고 비켜주면 끝이 없고 앞
사람만 따라 오르다 보니 서북능선 삼거리에 1시간 30분에 이른다.


안개 자욱한 설악산, 중청대피소에서 대청봉은 보이지 않고.
오색보다 한계령에서 오르면 서북능선 군데군데 탁 트인 곳에서 내려다 보는 경관이 장관이지만
서북능선에 날이 밝았으나 짙은 안개로 가시거리 몇미터도 되지 않는다. 중청대피소에 도착하니
대청은 안개속에 쌓여 있다. 대청을 가나 마나 아무 것도 보이지 않으니 대피소에서 누릉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소청으로 향하니 그제서야 안개가 조금씩 걷히기 시작한다.

 

계속해서 치고 올라가 소청을 거쳐 중청을 지나 대청봉 정상까지 밝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으나 예정된 산행코스에 따라 가야 되는 입장이라 아쉽지만 발길을 천불동계곡으로 돌려서 비탈진 계단으로 내려간다.천불동계곡은 아직까지 공룡능선보다는 단풍이 적게 물들었다.한 주간만 지나면 여기 천불동계곡도 온통 다 단풍으로 절경을 이룰 것 같다.

 

수없이 설치된 철 계단과 계곡 길을 내려오면서 양방향에 펼쳐진 기기묘묘한 수많은 기암괴석과 톱날같은 침봉들에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또한 암벽과 단풍이 기가 막히게 조화를 이룬 것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의 늪에 빠져버린다.깊게 패인 협곡에 연이어져 있는 폭포와 소그리고 그 소를 가득히 채우고 있는 짙푸른 물!  이것이 정녕 천불동계곡에서만 볼 수 있는 비경이 아닌가한다.

 

아! 이대로 여기서 한 백년 살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기는 것은 무릎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여기를 지나간 수많은 선답자들도 똑같은 생각을 하며 지나쳤으리라.우리 일행은 장시간 산행으로 뜨겁게 달궈진 발바닥을 식힐 겸 족탕을 하기로 하고 어느 무명 폭포 아래로 내려가 물에 발을 담그니 물이 어찌나 찬지 금세 발을 뺀다.

 

그렇게 잠깐 즐기고 또 다시 내려가기 만난 첫 번째 폭포가 천당폭포로 속세에서 온갖 고난을 겪다가 이곳에 이르면 마치 천당에 온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천당폭포,  음폭포와 이웃하여 있다하여 붙여진 양폭포를 지나니 양폭대피소가 보인다. 우리 일행은 산악회에서 지정해준 시간 내에 도착을 해야 되므로 쉼 없이 통과한다.

 

한 10여분을 내려가니 귀면암과 양폭사이의 깍아지른 듯 한 바위골짜기 사이에 5개의 폭포가 연이어 떨어지며 장관을 이루는 오련폭포에 도착한다.칠선골을 지나 귀신의 얼굴형상과 같다 하여 이름 지어진 천불동의 또 다른 명소인 귀면암에 도착하여 물 한 모금을 마시며 쉬고 있는데 안내판 옆 바위에 새겨진   동판에 눈길이 머문다.

 

내용인즉 84.8.21일 태풍의 폭우 속에서 등산객의 안전하산을 유도하다 급류에 휘말려 죽은 고 유만석님의 의로운 넋이 머무른 곳이오니 뜻있는 자 발걸음을 멈춰 명복을 빌어 달라는 내용의 추모비다.천불동계곡의 마지막 담인 문수담과 설악골을 거쳐 철조망으로 경계를 친  비선대와 마등령 갈림길에 도착하여 좌측을 보니 금강굴이 우리를 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