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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산/설악-점봉-마산

설악산 대청봉-희운각-공룡능선-마등령-에델바이스(솜다리)(2018-06-16)

설악산 대청봉-희운각-공룡능선-마등령

 

일시 : 2018년6월16일

 

산행코스 : 한계령(03:00)-오색(03:20)-대청봉(7:20)-회운각대피소(08:30)-

               공룡능선 (09:50-13:50)-마등령(13:50)-비선대(15:40)-설악산 소공원(16:00)

 

산행시간 : 악12시간(식사 및 휴식시간 포함)

 

산행안내

 

처음으로 공룡능선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평탄한 길을 만난다. 약10분 정도 비교적 여유 있는 걸음. 이제 남은 유명한 봉우리는 신선대. 하지만 실제 바라보이는 전면에는 봉우리의 연속이다.

시야가 트이는 능선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너무나 아름답게 펼쳐지는 외설악의 화려한 전경. 천화대리찌가 좌측으로 정면으로는 칠형제봉릿찌가 인간이 도저히 창조할 수 없는 기기묘묘한 형상으로 우리를 충격속으로 몰아 넣는다. 이떻게 이렇게 황홀한 경관을 만들 수 있단 말인가...인간이 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표현력의 한계로 그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기만이라도 할 수 있다면...

언젠가 가보고자 하는 천화대릿찌... 저 날카로운 창검을 넘어 천불동까지 이어지는 저 긴 길을 갈 수가 있을까... 마음속의 상상을 간다는 경험으로 꿈을 꾸는 순간 두려움이 앞선다. 어쩌면 바라보는 그 자체가 더 좋을 수도...

파김치가 된 후미 그룹 한명씩 도착하고... 거의 쓰러질 듯 힘겨운 가운데에서도 멋진 경관을 소개하면 한번이라도 더 마음속에 담아가려는 의지가 몸을 일으켜 세운다.

마지막 고비. 한번만 더 고생하면 된다고 독려를 하지만 이미 그려려니 하는 반응. 계속된 오르내림의 반복에 한번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마음의 다짐을 한 듯한 태도이다.

 

신선대까지 여러 암봉이 있지만 대부분 비껴가고 마지막 신선대로 오르는 급경사길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일행들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우회길로 가려 했지만 길을 어디에서인지 놓친 듯...

숲속을 벗어나자 전면으로 트이는 공룡능선. 전망에 잠시 넋을 놓고 바라보다 더 좋은 전망을 보기 위해 서둘러 신선대로 오른다.

신선대 공룡능선 최고의 전망봉우리. 아득히 멀리 세존봉과 그 왼쪽으로 이어지는 마등령. 우리가 걸어온 셀 수도 없을 만큼 공룡능선의 수많은 봉우리와 천화대 등. 뒤를 돌아보면 대청봉 소청봉을 물론 서북주능선, 용아장성과 죽음의 계곡, 가야동계곡 등 내외설악이 한눈에 바라보기에는 신선대가 최고의 자리가 아닌가 한다.

멀리 희운각대피소의 노랑 물탱크가 눈에 들어온다. 이제 지척이다. 그 어려운 공룡능선을 회원들과 무사히 여기까지 온 사실이 꿈만 같다.

마지막으로 멋진 단체촬영을 한다. 좋은 장면을 담기 위해 한국인님의 바위에 엎드리는 못말리는 포즈가 웃음을 자아낸다.

가파른 내리막길. 금방이라도 도착할 것 같은 무너미고개도 30분이상 걸린다. 마음이 풀어졌는가... 미끄러운 흙길에서 순간 한발이 쭉 미끄러지고... 무릎에 힘을 주는 순간 통증이 몰려온다. 몇 년전에 아팠던 무릎. 다행히 크게 이상은 없는 듯 하지만 내려갈 길이 먼데...

 

 

능선상에서 처음으로 물을 만나는 순간이다. 하지만 식수를 구하기에는 인내심이 필요할 듯. 예전 같으면 위험구간을 피해 우회구간으로 가다가 가야동계곡으로 알바를 많이 하는 경우가 발생하였지만 지금은 밧줄이 확실히 메여있어 등산로 표시만 잘 따라가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시 지겨운 오르막 구간이 시작된다. 모처럼 숲속길을 지나면 이내 햇빛에 그대로 노출되는 구간. 오늘 높은 구름에 태양이 가려 비교적 수월하게 가지만 여름철 공룡능선 산행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태양과의 전쟁이 아닐까...

흘러내리는 흙을 밟으며 힘겹게 오른다. 밧줄이 달려있어 그나마 다행. 얼마나 사람들에 시달렸는지 바닥이 훤히 들어난 나무 뿌리가 애처롭고 나뭇가지는 곧 부러질 듯 간들간들하다.

 

이후 몇번의 짧은 오르내림. 간혹 전망이 트이며 나타나는 공룡능선과 맞은편 용아장성과 서북능선의 시원한 전망에 피곤함을 잠시나마 잊는다. 가야동계곡도 가까이 보이고 계곡 방향의 바위벽들도 갈수록 천태만상, 그 경관 또한 공룡능선 못지 않다.

다시 급경사 내리막. 앞으로는 여전히 날카로운 바위봉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고 저 봉우리로는 갈 수 없다는 듯 등산로는 계속 아래로 향한다. 물론 날등으로 가면 공룡능선상에서 바라보는 최고의 전망, 범봉을 비롯한 기암괴석의 환상적인 천화대릿찌가 보일테지만 위험구간에는 예외 없이 위험구간이라는 안내판이 있어 대부분의 등산객들을 안전한 우회로로 인도한다.

 

위를 쳐다보면 한참이나 먼 오르막. 한걸음의 소중함을 느끼며 약 17분. 1275봉 안부에 오른다.

 

1275봉 정상은 안부에서 다시 10분 거리. 나무 한그루 자라지 않는 바위봉우리 1275봉으로 가는 길은 약간의 릿찌를 요구하는 길이다. 길 안내는 없지만 크랙과 홀드가 잘 발달되어 충분히 갈만한 길이다.

 

1275봉 전후로 시원한 공룡능선이 펼쳐진다. 지나온 길이 하늘로 치켜세운 첨봉의 연속이고 그 사이로 어떻게 길이 있어 여기까지 왔는가 의심이 될 정도이다. 땀이 뒤범벅된채 거친 숨소리와 함께 후미가 올라오고... 더 이상 남은 힘이 없는지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다.

 

대부분의 일행들 체력도 이미 소진상태.. 이미 정신력으로 걷는 듯하다. 쉬는 시간마다 간식으로 체력을 보충한다. 먹어도 계속 나오는 간식을 보며 모두 공룡능선에 대한 부담으로 단단히 먹거리를 준비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