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대봉-하동십리벚꽃길(2016-03-26)
매년 봄이면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가는 국도는 어질어질하다.
전국에서도 알아준다는 벚꽃 군락지. 가지와 가지가 맞닿은 벚나무 터널은 멀리서도 단박에 눈에 띈다.
초입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라는 간판이 서 있다.
그 아래에 들어서면 분홍빛 빛깔에 눈을 베일 것 같아 걷는 것조차도 힘들다.
큰아기 속살같이 희뿌연 벚꽃이 피어나 있다.
고개를 위로 쭉 뻗어 걷다 보면 똑바로 걷지 못한다. 자꾸만 갈지자걸음을 한다.
천(川) 이쪽과 저쪽, 산자락 강 언덕, 지천에 벚꽃이다.
환장하게 흐드러지게 피었다.
화개 십리벚꽃길은 흔히 ‘혼례길’이라고 부른다.
벚꽃이 화사하게 피는 봄날, 남녀가 꽃비를 맞으며 이 길을 함께 걸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이 꽃길은 낭만적이고 인상적이어서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다.
이 환장한 봄날의 벚꽃, 바람이라도 불어 보라지. 바람에 날리는 분홍꽃 이파리를 보며 어찌 환장하지 않겠는가.
어찌 저 꽃을 보고 견딘단 말인가. 분홍빛 벚꽃이 마음까지도 분홍색으로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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